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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야꼬동(親子丼) & 삼미소바(三味蕎麥)- 오무라안

    언제부터인가 난 소바와 일본식 덮밥을 즐겨 먹게 되었다.
    소바는 그전부터 좋아했다치지만 다소 느끼한 덮밥이 좋았던 건 대학교 3학년때.
    학교 앞에서 새우튀김을 얹은 달짝지근한 덮밥을 먹은후로는
    가끔 자다가 꼴깍꼴깍 침을 넘길때가 있다^^ㆀ
    나의 이런맘을 알았을까나~?!
    제법 추운날에 태어난 나는 생일을 맞이하야
    소바와 오야꼬동을 먹으러 고고씽~!
    chicken-rice.jpg
    오야꼬동이 뭘까 뭘까~
    간자체로 풀어쓰자면 親子丼
    ‘친자’?! ‘부모와 자식 같은 돈부리~’ ㅎㅎㅎ
    아!!!!!!! 뜻을 찾고는 한참이나 재밌게 웃었다.

    “Oyakodon (親子丼): simmered chicken, egg and onion on rice”

    한마디로 정의하면 닭고기와 계란이 들어간 덮밥인것이다.
    오야꼬동의 맛은
    닭고기와 계란이 어우러져 부드럽고 고소하면서도 양념에 벤 슬라이스 된
    양파가 들어있어 느끼하지 않은 맛이었다. ㅋㅋㅋ
    오야꼬동을 다 먹어갈 즈음 나온 음식은 바로 ‘삼미소바’
    조그만 그릇 세군데 각각의 다른 토핑이 올려있는 이 소바는
    나만 열심히 또 맛있게 먹었던 것 같다.
    일반 소바와 다른것은 국물에 담궈먹지 않고
    적당히 이미 간이 어우러져 토핑과 함께 쓱쓱 비벼 먹으면 된다.
    일본에서도 접하지 못했던 낯선 음식이었지만 나름의 은은한 맛이 있었다.
    soba.JPG
    *새우튀김 소바 : ★★☆☆☆ -늘 먹었던 평범한 재료였으니까 패스
    *해초소바 : ★★★★☆ – 오우~ 상큼한 해초와 소바양념이 짭짤하게 잘 어우러짐
    *마즙소바 : ★★★☆☆ – 메추리알 노른자와 마의 미끄덩한 마의 질감으로 걱정했지만 오호라~ 제법 맛있었음
    water.jpg
    정체불명의 주전자.
    꼭 단무지가 들어있을 것만 같은 사각통이었는데~
    이 주전에는 메밀국수를 삶은 구수한 물이 들어있었다.
    숭늉이랑 맛이 비슷한 국수 삶은 물은 구수하고 깔끔했다.
    오야꼬동과 삼미소바로만은 아쉬웠던 우리는 모듬튀김을 더 주문했다.
    따뜻하고 바삭하고 신선했던 모듬튀김.
    튀김 옆에 놓인 갈은 무를 튀김간장에 풀어 찍어먹으면~ 어우~
    fried.jpg
    난 맛있는 튀김을 먹을때면 살찔 걱정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느끼한 맛이 느껴지지 않고 입에서 바로 녹아버리는 것을 어찌 마다할까 ㅋㅋㅋ
    쌀쌀했던 화이트데이~
    맛있는 음식들로 밤시간에 입이 부지런했던 날이다.
    오호호~ 쓰읍~
    오야꼬동 & 삼미소바 │ 오무라안 │ 서울 역삼동

  • 나는 바닥에 탐닉한다

    어렸을 때 바닥만 보고 걷지 말고
    앞을 보고 걸으라고 어머니께 자주 꾸중을 들었었다.
    지금도 습관처럼 보도블럭 색깔에 맞춰 걸으려고 총총 걸음 걸을 때도 있다.
    빨간 블럭만 밟고 가려고 다리 뻗어서 흰 블럭을 뛰어넘는 건
    다들 한번쯤은 해 본 경험 아닐까? ^^
    나도 나름대로 바닥에 조예가 깊다고 생각하였으나
    바닥에서 미학적 사회적 의미를 찾아내는 글들을 읽으면서
    이제 바닥 탐구는 그만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후후~ ^^
    동경의 길바닥
    정말 감동받았던 것은 동경의 보도블럭과 맨홀뚜껑이었다.
    주택 살 적에 아버지를 도와서 보도블럭을 깐 적이 있는데
    블럭 하나가 안 들어가는 모서리에 맞춰 블럭을 쪼개는 일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
    우리는 언제쯤 보도블럭 하나에도 장인정인이 느껴지는 길을 걸을 수 있을까?

    눈에 띄는 랜드마크나 기념비를 지으면서 수준 높은 디자인을 성취하는 일은 의외로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어느 정도 이상의 자본이 투자되어 세워지는 건물들에는 평균 이상의 품질이 어렵지 않게 확보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일상적인 삶이 담기는 평범한 장소들의 디자인 수준을 높이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좋은 디자인에 대한 가치가 밑바닥부터 공감되어야 하고, 사소한 곳에도 적지 않은 자본이 투자될 수 있을 정도의 경제 규모가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p.142)

    나는 바닥에 탐닉한다
    천경환 지음 | 갤리온 | 2007

  • 워낭소리

    다큐멘터리에 그 흔한 나레이션도 없는 영화였지만,
    상영시간 내내 즐겁고, 때로는 가슴 찡하고, 눈물도 펑펑 흐르게 했던 영화였다.
    말 못하는 동물이지만 먹먹한 눈을 껌뻑이면서
    사람의 몸짓이나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진한 감동을 전해주었다.
    워낭소리
    워낭소리
    씨너스 G(강남역) | 서울 서초구 | 2009-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