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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안해 시아야…

    시아는 참 예쁜 딸이다.

    보통은 한번쯤 과격한 표현이지만

    던져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엄마나 아빠를 힘들게 한다고 하는데

    시아는 뱃속에서부터 엄마를 참 많이 배려해주고 도와줬던 예쁜 아가다…

    그래도 육아라는게 만만치 않았는지

    급체로 인해 구토에 열에 오한 그리고 근육통까지

    어제 하루는 정말 입덧과 분만만큼이나 힘들었던 하루였다.

    앉아 있을수도 없이 어지러운데 시아에게 직수를 한다는건 힘든일이었다.

    분유와 젖병에 익숙치 않은 시아의 서러운 울음소리를 들으니 누워있는 일 조차 쉽지 않았다.

    그동안 시아가 아프면 어쩔까 하며 전전긍긍했었지

    내가 아프면 이런 많은 부분들이 불편하다는 걸 미처 생각치 못했다.

    엄마의 건강이 곧 아기의 건강이기도 하니까…

    복귀를 앞두고 모유와 분유사이에서 정말 내내 고민을 했던 것 같다.

    엄마로서 살 부비며 직수하고 싶은맘을 버리지 못하고 복귀해서라도 모유수유는 계속 할 생각이다.

    다만 유축을 해서 젖병에 주는걸로…

    그래야만 젖찾으며 보챌지 모르는 시아를 봐주시는 친정엄마의 불편을 덜어주고

    시아에겐 그나마 모유라도 먹이고 싶은 자식과 부모로서의 그 두 맘이 참 그간 머릿속에서 복잡하게 공존했던 것 같다.

    그런 갈등속에 아팠던게 계기가 되었는지

    오늘부터 젖을떼고 유축을 해서 분유와 병행하며 젖병으로만 먹이고 있다.

    친정엄마도 나도 젖병을 빨다가도 서러워 끅끅 거리는 시아를 보며

    그만두자도 싶었지만 그래도 배고픈지 쪽쪽 빨고 잠드는 시아.

    속눈썹에 눈물이 맺혀 잠이 든 시아에게 뽀뽀를 하며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엄마가 계속 젖을 물리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그렇지만 엄마는 시아를 정말 사랑한다고…

    시아야 담주부터는 이유식도 함께하자.

    오늘 밤은 푹 자고 일어나렴…

    거품키스가 아닌 우유키스의 유혹을 불러 일으키는

    우리 예쁜 딸 시아…

  • 딸에게서 힘을 얻다

    손 대는 것마다 망가지고, 정신없이 바쁜데 진행되는 건 없는 날이 있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었다.

    이런 날은 몸도 금방 피로해져서 일찍 집에 들어가는 것이 상책인데,

    시아가 조금씩 기어가기 시작했다는 전화에 다시 힘을 내서 늦게까지 일을 좀 더 하고 왔다.

    몸을 뒤집은 직후부터 시아는 기어가려고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주먹 쥔 손이 퍼렇게 변할 정도로 제 몸을 지탱하는 것도 힘들텐데 무조건 앞으로 가겠단다.

    신기한 건, 뒤집을 때도 그랬지만, 무모해 보였던 것을 며칠 지나면 기어코 해낸다는 것이다. 시아를 보면서 ‘아빠도 우리 딸처럼 열심히 살아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 (+140일) 시아 처음 뒤집다!

    시아가 태어난지 140일 되는 2월 20일 월요일 저녁 7시경.

    2주간 동안 시아는 빵빵한 궁디를 들썩이며 정말 꽤나 뒤집기 연습을 했다.

    생각처럼 쉽지 않은지 얼굴은 벌겋고 두 주먹은 몸에 괴여 보라색이 되곤 했다.

    침은 질질,

    가끔 너무 힘을 주어 방귀 뿡~ 응가 푹~

    이런실수들을 해 버릴때도 있었다.

    그런 시아를 보며 기특하기도 했고 오히려 맘이 짠해 눈물이 날뻔하기도 했다.

    커가는 발달과정이겠지만 천천히 해도 되는데 하는 마음에 가끔씩 엉덩이를 돌려주며 도와주기도 했다.

    그러더니 잠시 시아를 눕히고 손톱을 깎던 중,

    시아가 순식간에 휙 하고 뒤집은 것이다.

    다행히 카메라를 옆에두고 있었기에 나름 역사적인(?) 장면을 포착했다.

    그렇게 뒤집은 후, 지금은 잠시 자리를 못비울 정도로 너무 뒤집고 있다^^

    이젠 기어갈 준비를 하는지 팔이 저으며 도통 앞으로 가지 않는 몸에 대해 화를 낸다 ㅋㅋㅋ

    하루하루 다르게 자라는 시아를 보며 요즘은 많은 생각이 든다.

    모유수유를 지속해야 하나, 분유를 줘야하나.

    밤중수유를 끊어야 하나, 이유식은 언제 시작해야 하나. 등등

    복귀를 앞두고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많은 갈등과 고민들이 가끔은 나를 무기력하게도 만들지만

    자꾸 이러다 때를 놓칠까 싶다.

    시아에게 느림과 여유 자립이란 걸 알게 해주고 싶지만

    부모로서 쉽지 않은 것들이다.

    내 자식이기에 물고 빨고 싶은 그 맘이 나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글을 쓰는 오늘은 토요일…

    잠시 시아를 재워두고 나또한 어지러진 생각을 좀 정리할 필요가 있겠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