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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스로 잠자기

    시아는 요즘 스스로 잠들기를 하고 있다.

    신생아때 가끔 배불리 먹으면 혼자 자곤 했지만 젖을 물고 자는 습관이있어 특히 밤에 잘때가 되면 난 젖을 빨리다가 넉다운이 되곤했다.

    그치만 삼일전부터인가 젖병을 빨고 나서는 시아는 배가 빵빵해지고 침대에 뉘여 놓으면 침대에 걸린 애벌레의 다리를 만지작 거리며 “레드썬” 모드로 꿈나라로 직행한다.

    이렇게 예쁘게 스스로 자는 시아가 대견하다.

    오빠의 말처럼 임신기간 회사생활로 참 힘들었는데 나에게 온 천사같은 선물인 시아.

    “시아야 그래도 이불은 차지 말고 꼭 덥고 자렴.”

  • 서글픔

    일년만에 미용실에 갔다.

    고등학생 이후로 줄곧 긴머리만 했던 나는 머리에 정성을 들이지 않는다. 그 흔한 염색한번 한적이 없는 나는 머리한번 하려면 온갖 고민을 다한다. 나같은 사람만 있다면 이 세상에 콜라장사와 미용실은 망하기 쉽상이다.

    아기를 낳고 가장 먼저 망가졌다 생각한게 머리카락이었다. 영양은 다 빠지고 엉키고 머리카락은 숭숭숭…

    모유수유때문에 퍼머도 못하는 머리카락이 미련 없었는지 생각보다 많이 잘라냈다.

    머리를 자르는 동안 두피가 어떻고 탈모가 어떻고 헤어디자이너 언니의 질책과 걱정이 내내 날 서글프게 만들었다…

    친정엄마가 요즘 날 보고 하는 말이 있다.

    찬서리 맞은 고추가 되었다고…

    나도 느낀다. 몸 이곳저곳이 삐걱거림을…

    계란 한판이 된 내 나이 나도 이렇게 나이 들어가는건가보다…

  • 엄마마음

    이틀째.
    젖을 떼고 유축을 하고 있다.
    기계로 유축을 하는건 지루하고 피곤하다.

    유축을 하면서 생각에 잠긴다.
    시아의 보드라운 손이 내 가슴을 감쌀때 그때만큼은 8킬로 되는 시아의 무게도 참 행복했다.

    젖병을 잘 빨아주는 시아.
    깊은 밤 잠이 들었다가 엄마의 내음이 그리웠는지 끙얼거린다.
    나도 모르게 가슴 깊이 솟아오르는 무엇인가가 시아에게 젖을 물리게 했다.
    쪽쪽쪽 빠는 시아를 보며 슬퍼서 눈물이 났다. 그만 엉엉 울어버렸다.
    시아는 잘하고 있는데 내가 젖을 못 떼겠다.

    오늘아침.

    맘을 다시 굳게 먹고 좋은 분유를 찾기 시작했다. 직접빠는 것과 달라 유축한 젖만으로는 시아의 배고픔을 채울 수 없다.
    원산지며 성분이며 공부하듯 찾아보는 엄마마음. 가격은 그리 중요치 않다.
    모든 다 주고 싶다는 엄마들의 마음…

    나도 이제 진짜 엄마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