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Life

  • 딸에게서 힘을 얻다

    손 대는 것마다 망가지고, 정신없이 바쁜데 진행되는 건 없는 날이 있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었다.

    이런 날은 몸도 금방 피로해져서 일찍 집에 들어가는 것이 상책인데,

    시아가 조금씩 기어가기 시작했다는 전화에 다시 힘을 내서 늦게까지 일을 좀 더 하고 왔다.

    몸을 뒤집은 직후부터 시아는 기어가려고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주먹 쥔 손이 퍼렇게 변할 정도로 제 몸을 지탱하는 것도 힘들텐데 무조건 앞으로 가겠단다.

    신기한 건, 뒤집을 때도 그랬지만, 무모해 보였던 것을 며칠 지나면 기어코 해낸다는 것이다. 시아를 보면서 ‘아빠도 우리 딸처럼 열심히 살아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 (+140일) 시아 처음 뒤집다!

    시아가 태어난지 140일 되는 2월 20일 월요일 저녁 7시경.

    2주간 동안 시아는 빵빵한 궁디를 들썩이며 정말 꽤나 뒤집기 연습을 했다.

    생각처럼 쉽지 않은지 얼굴은 벌겋고 두 주먹은 몸에 괴여 보라색이 되곤 했다.

    침은 질질,

    가끔 너무 힘을 주어 방귀 뿡~ 응가 푹~

    이런실수들을 해 버릴때도 있었다.

    그런 시아를 보며 기특하기도 했고 오히려 맘이 짠해 눈물이 날뻔하기도 했다.

    커가는 발달과정이겠지만 천천히 해도 되는데 하는 마음에 가끔씩 엉덩이를 돌려주며 도와주기도 했다.

    그러더니 잠시 시아를 눕히고 손톱을 깎던 중,

    시아가 순식간에 휙 하고 뒤집은 것이다.

    다행히 카메라를 옆에두고 있었기에 나름 역사적인(?) 장면을 포착했다.

    그렇게 뒤집은 후, 지금은 잠시 자리를 못비울 정도로 너무 뒤집고 있다^^

    이젠 기어갈 준비를 하는지 팔이 저으며 도통 앞으로 가지 않는 몸에 대해 화를 낸다 ㅋㅋㅋ

    하루하루 다르게 자라는 시아를 보며 요즘은 많은 생각이 든다.

    모유수유를 지속해야 하나, 분유를 줘야하나.

    밤중수유를 끊어야 하나, 이유식은 언제 시작해야 하나. 등등

    복귀를 앞두고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많은 갈등과 고민들이 가끔은 나를 무기력하게도 만들지만

    자꾸 이러다 때를 놓칠까 싶다.

    시아에게 느림과 여유 자립이란 걸 알게 해주고 싶지만

    부모로서 쉽지 않은 것들이다.

    내 자식이기에 물고 빨고 싶은 그 맘이 나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글을 쓰는 오늘은 토요일…

    잠시 시아를 재워두고 나또한 어지러진 생각을 좀 정리할 필요가 있겠다 싶다…

  • 시아 백일 영상

    백일도 벌써 한달이 지났지만, 더 지나면 아예 못 만들 것 같아서 어제 오늘 백일 기념 영상을 만들었다.

    다시 봐도 뭉클하고 가슴 벅찬 순간들이다.

    엄마 뱃속에 생겨났을 때부터 세상에 나올 때까지 위태롭고 걱정스러웠던 때가 많아서인지

    건강하게 태어난 시아를 봤을 때 너무나 감사했고

    표현하기 힘든 어떤 경건한 마음이 생겨나는 것을 느꼈다.

    천사 같은 우리 시아, 앞으로도 건강하고 이쁘게 자라다오.